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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뭐하지?]2024년 추석연휴 마지막날-열대야,폭염 그리고 아쉬움...

by Rararo 2024. 9. 18.

 

 

1. 휴일은 늘 빠르다. 너무너무 빠르다.

 

  이번 추석연휴는 토일월화수 무려 5일이다!! 여름휴가도 5일이었는데 완전 꿀이입니다. 너무 해피추석입니다. 거기다 우리 회사는 너무 좋은 대표님께서 갑자기 점심도 먹고 일찍 마무리하자고 하셔서 생각보다 빨리 퇴근을 했습니다. 일찍 퇴근한 덕분에 우리 아이를 픽업해서 2시에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일찍 출발한 덕분에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차가 막히지 않아서 일찍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을 엄마아빠와 함께 먹을 수 있다니 생각지도 못한 행운입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물론 예상치 못하게 일찍 내려오는 자식들 때문에 저녁이 걱정이신 우리 엄마는 어찌해야 하나 싶으셨겠지만 속없는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토요일 새벽에 출발할 예정이였는데 일찍 휴일을 시작하게 되니 토요일부터 온전히 연휴를 시작했습니다.

  연휴 첫날은 아침을 먹고 장보기에 돌입!!! 마트랑 시장은 관장지도 아닌데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을까? 여름휴가 때도 이렇게 사람 많은 곳은 안 다녔는데 추석 때는 빼박이구나 싶었습니다. 사람들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명절에는 피할 수 없는 거 갔습니다. 장보고 밥 먹고 정리하고 밥 먹고 저녁에 목포해상쇼를 보러 가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하니 포기해 봅니다. 사람이 너무 많으면 사람들 신경 쓰느라 아이 챙기느라 집에 있는 것만 못할 때가 많아서 쿨하게 외면해 봅니다. 이번에는 하하도 왔다는데 그래서 더 붐비겠죠? 대신에 부모님과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아래 티브이 보면서 그렇게 첫날이 흘러갔습니다. 아직 휴일이 4일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니 너무 행복합니다. 

  둘째날은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고 점심 먹고 언니네가 배 타러 가는 선착장에 데려다 달라고 해서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물때가 맞아서 압해도에 우리만에 아지트장소 바닷가에 가서 고동을 잡아봅니다. 우리 아이도 우리 바다라고 부르는 우리만의 아지트!! 바다냄새 보물 찾듯 나타나는 백고동 그런데 너무 덥습니다. 한 시간도 안돼서 엄마가 가자는 말씀을 먼저 합니다. 진짜 더운가 봅니다. 너무 더웠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아쉽지만 1시간 정도만 하고 집에 왔습니다. 오는 길에 소나기 내려서 일찍 나온 걸 아쉬워했던 마음도 비에 같이 씻겨내려 보냈습니다. 비를 맞지 않고 마무리해서 오히려 럭키비키잖아!!

  추석인데 폭염경보!!! 에어컨이 있어도 음식장만을 하게 되면 너무 더워지니까 쿨하게 저희 엄마는 명절음식장만을 패스합니다. 토요일에 장을 봤지만 요리할 큰 재료만 사고 반찬장 보는 건 안 했는데 전부치는 것도 나물반찬도 이번명절은 안 하기로 합니다. 덕분에 운전하며 긴장했던 나른함이 몰려오던 연휴 3일째 음식장만 대신 낮잠을 청해봅니다. 엄마가 딸에게 주는 사랑이었습니다. 나 때문이었을까.... 낮잠을 자면서 생각해 봅니다. 음식장만을 나 때문에 나 쉬라고 안 하는 거였을까? 

엄마는 쉬지 않고 갈비도 하고 생선도 굽고 매운탕도 끓이고 너무 바쁜데 요리만 하시고 반찬을 안 하시니 요리를 못하는 제가 할 일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재충전을 충분히 했습니다. 추석당일... 아!!! 내일 올라가야 하는구나!!!!!

  생각보다 추석당일 언니네가 와도 친척들을 만나도 내일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분주합니다. 집에 오면 뭐 하려고 했지? 갑자기 취소된 약속들 속에 놓친 건 없는지. 사랑한다 표현이 부족하진 않았는지... 올라가서 미련남지 않게 못 챙긴 건 없는지... 마음이 그리고 머리가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게 지금 연휴를 보내고 집에서 블로그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로 연휴를 정리해 보니 짧았던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짧게만 느껴질까요? 눈떠보니 집인 거 같은 느낌입니다. 꿈꾸고 깬 느낌이고 내일 새벽 귀성길을 시작해야 할 거 같은 생각입니다. 이렇게 빨리 지나가다니 너무 빠릅니다.

 

 

2.  내려갈 때도 막힐까 봐 걱정, 올라올때도 막힐까봐 걱정 그래도 휴게소는 못 참지!!

 

  안 막혀도 4시간 거리 막히면 8시간도 걸리는 거리 휴게소 들리면 9~10시간은 거뜬히 길에서 보낼 수 있는 거리. 그 거리만큼 떨어져 있어도 피곤한 줄 모르고 왕래를 했습니다. 경기도에 올라와서 한 달에 한 번은 내려갔던 거 같습니다. 토요일에 내려가서 일요일에 올라올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좋았고 그래도 피곤한 줄 몰랐습니다. 엄마밥이 제게는 가장 큰 보약이고 비타민이고 힐링이고 보양입니다. 그러다 조금씩 주말에 아이랑 다니는 곳도 늘어나고 점점 내려가는 게 뜸해지더니 명절날에는 걱정이 앞섭니다. 오래 걸리겠지? 언제 내려가면 안 막힐까? 어설프게 저녁에 내려가서 밤운전 하느니 새벽에 가자!!! 늘 그런 마음인데 내려갈 때 5시간이 안 걸렸고(휴게소시간포함), 올라올 때는 정말 걱정했는데 정안알밤휴게소에서 깐밤도 먹고 새로 나온 츄러스핫도그도 사 먹고 시간을 보내면서 올라왔는데도 불구하고 5시간이 안 걸렸습니다. 평상시 일요리에 올라올 때보다 안 막힌 거 같습니다. 너무 좋은 시간대에 추석인 줄 모르게 서울톨게이트를 통과했습니다. 새벽에 많이 막혔다던데 오늘 저녁에 많이 막힌다던데 역시 귀성귀경길은 운전자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눈치싸움하듯 게임하듯이 그렇게 즐겨봅니다. 이번에 저는 너무 타이밍을 잘 맞춰서 추석 막힘 없이 잘 다녀왔습니다. 너무 뿌듯합니다. 이번 추석은 성공했습니다. 작년에는 8시간 정도 걸렸는데 이번추석은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 좋았습니다.

 

 

3. 쉬고 싶은데 너무 바빠.. 왜 바쁘지?

  집에 오면 엄마는 쉬라고 하지만 집에 일찍 오려는 이유 중에 하나가 집안일이 너무 많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고 먼지를 털고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를 돌리고 빨래를 하고 그 와중에 땀이 줄줄줄 흐릅니다. 흐르는 땀도 닦고 다시 청소!!! 

너무 덥습니다. 추석인데 가을은 언제 오는지 여름.. 그것도 한여름 여름휴가 다녀온 거처럼 덥습니다. 짐정리하고 옷정리하고 에어컨을 틀어도 금방 시원해지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정리 후 욕실청소!!! 청소가 끝나지 않습니다.

  티도 안나는 집안일을 하고 나면 저녁시간이... 분명 차도 안 막히고 일찍 왔는데 차 막혔으면 그냥 잤을까? 그래도 일찍 와서 다 정리해도 저녁 먹으려면 시간이 남았으니 너무 다행입니다. 저녁... 엄마가 밑반찬을 싸주셨지만 오늘 저녁은 배달입니다.

운전도 하고 집안일에 짐정리에 평소에도 요리를 안 좋아하지만 오늘은 배달을 시켜야 하는 이유를 백개는 거뜬히 이야기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들 추석마지막날 집에 오면 저녁준비를 직접 하시나요?

 

 

4. 저녁 먹고 찾아오는 공허함.. 아쉬움... 그리고 내일은 출근.

 

  저녁까지 먹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보니 갑자기 추석이 지나갔다고? 제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공허함입니다. 분명 충분했는데 글로 다 적지 못했지만 허투루 보낸 날이 없었는데 아무것도 안 한 거 같은 느낌입니다. 굉장히 실감 나는 꿈을 꾸고 깬 기분과 같은 기분입니다. 나이가 마흔이 넘었어도 엄마밥이 좋고 엄마집이 좋습니다. 저를 너무 닮은 우리 아이는 저보다 우리 엄마를 더 좋아합니다. 우린 참 많이 닮았습니다. 이런 표현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 엄마를 좋아하는 게 정말 많이 닮았습니다. 생각과는 다르게 엄마집에 가면 자꾸 응석 부리게 되고 가만히 있게 됩니다. 그렇게 엄마의 배려를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라고 변명해 봅니다. 올라올 때는 설거지를 못해서 청소를 못 도와드려서 못하는 요리지만 한 끼 정도는 내가 준비해서 상을 차렸어야 했는데 생각해 봅니다. 엄마랑 한 것도 많은데 못한 것도 많은 거 같아서 아쉽습니다. 생각만 하다가 놓치는 게 많아지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내일 출근하기 때문일까요? 마음이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즐거움에 색깔이 있다면 엄마와 함께하는 즐거움은 바다색인 거 같습니다. 내일 회사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해도 바다색은 아니겠죠? 바다색이 아니라고 해서 즐겁지 않은 것이 아니니 그렇게 또 다른 회사색을 즐겨보길 기대합니다.  내일도 다양한 즐거운 색이 가득하시길 소망합니다.